어느 밤1 눈 내린 대구 원래 눈이 안 오는 지방인데다 집에 잠깐씩 있다 가기 때문에 대구에서 눈을 볼 일이 없었는데, 용케 친구들과의 약속 시간에 맞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고향 땅에선 익숙지 않은 풍경. 창원이는 삼성으로 정환이도 성남으로 취직이 됐다. 명절 때가 아니면 이제 집에 와도 볼 사람이 없게 됐다. 나의 앞길은 여전히 멀고도 험하기만 하다. 그런데도 눈이 와서 그런가, 친구들의 취직 소식이 기뻐서 그런가, 마음은 풀어지고 술 없이도 취하다가, 눈이 그치고 겨울이 가면 뜨겁게 새 인생이 시작될 것 같은 느낌, 인생의 어느 시기도 끝이 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올해는 나에게 참 지독했다. 연초부터 군 생활은 위기를 맞았고, 중간 계급으로서의 갑갑했던 마무리, 믿었던 사람의 배신 등으로 극악의 여름으로 치달았는데, 전.. 2010. 12.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