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밭에서
하얗게 아름다운 모래밭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별을 그리고
저마다의 사랑을 쌓는다.
나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나만의 성을
누구보다 크게, 멋지게,
순수하게 쌓는다.
누구나 우러러볼 나의 성 너머로
두꺼비 집을 짓는 소녀가 있다.
그 순진한 눈빛과
모래밭에 선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
성을 위태롭게 한다.
결국엔 같은 것인데,
바람이 불고 파도가 닥치면
다시 한낱 모래알로 돌아갈 것인데,
나는 무엇을 위하여,
어떤 순수를 위하여,
그러나-
그러나 모래밭이 허무하여도
성을 짓는 것은 나의 손이다.
나는 성을 무너뜨리고
다시
작품을 구상한다.
근래의 힘이 들어간 글들을 보다 보면 예전에 썼던 선언들만 못하단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때는 유치뽕짝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설픈 건 지금도 보이는데
그래도 지금의 나를 부끄럽게 하는 힘은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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