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와서는 점차 밤하늘을 올려다 보는 습관이 사라졌다. 별도 잘 보이지 않고 붉은 기운까지 도는 대도시의 밤하늘에는 정이 가지 않았다. 신촌의 옥탑방에 와서야 종종 하늘을 쳐다 보고 도시의 골목과 먼 불빛을 응시하는 맛을 다시 보게 되었다. 오늘은 월식이 있어 안경도 끼고 하늘을 보는데 안경을 벗고 다니던 때 느끼던 것보다는 별이 많다
십 년 전 이맘때에는 기숙사 옥상이 유성우를 보려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이제는 꿈인지 현실인지조차 구별이 안 갈 정도로 환상적이었던 별똥별들의 축제에 함께했던 십대 후반의 우리는 무슨 희망에 차 있었으며 무슨 소원들을 빌었던가. 조용히 구석에서 별을 바라보던 3학년 선배들의 걱정과 기대가 가득한 눈망울이 기억난다. 다들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금의 삶들에 만족할까
향락의 거리 신촌에서 조금 비껴 서 있는 이곳의 골목은 조용하다. 아직 불 켜진 방들이 많지만 행인은 눈에 띄지 않는다. 얕은 언덕에 꽉 들어찬 주택이 품고 있는 꿈과 좌절, 권태 따위를 생각한다.. 여전히 도시에서의 방황을 멈추지 않은 나의 친구들과 달을 덮는 지구의 그림자를 바라본다. 그림자가 거울처럼 무겁게 우리의 방황을 비춘다. 이따금 경의선 열차가 천천히 지나가고, 연희 IC를 달리는 차 중에는 오늘 요 앞에서 사람을 치었다는 2000번 버스도 있다. 옥탑에서 엿보는 도시의 삶과 죽음의 풍경은 묘하게도 방황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다음엔 높은 곳에 집을 구해야지. 하루가 또 넘어간다
십 년 전 이맘때에는 기숙사 옥상이 유성우를 보려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이제는 꿈인지 현실인지조차 구별이 안 갈 정도로 환상적이었던 별똥별들의 축제에 함께했던 십대 후반의 우리는 무슨 희망에 차 있었으며 무슨 소원들을 빌었던가. 조용히 구석에서 별을 바라보던 3학년 선배들의 걱정과 기대가 가득한 눈망울이 기억난다. 다들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금의 삶들에 만족할까
향락의 거리 신촌에서 조금 비껴 서 있는 이곳의 골목은 조용하다. 아직 불 켜진 방들이 많지만 행인은 눈에 띄지 않는다. 얕은 언덕에 꽉 들어찬 주택이 품고 있는 꿈과 좌절, 권태 따위를 생각한다.. 여전히 도시에서의 방황을 멈추지 않은 나의 친구들과 달을 덮는 지구의 그림자를 바라본다. 그림자가 거울처럼 무겁게 우리의 방황을 비춘다. 이따금 경의선 열차가 천천히 지나가고, 연희 IC를 달리는 차 중에는 오늘 요 앞에서 사람을 치었다는 2000번 버스도 있다. 옥탑에서 엿보는 도시의 삶과 죽음의 풍경은 묘하게도 방황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다음엔 높은 곳에 집을 구해야지. 하루가 또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