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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이대로 괜찮습니까

by 가라 2013. 5. 5.

많은 생각을 하고 나면 뭘 쓰고자 했던 것인지 잊게 된다

되는 대로 떠들지 못 하는 나의 구속감은 무엇일까

군 복무 주에 썼던 일기 중에


자꾸만 나 스스로를 위축시키는 이 공간을 벗어나면, 스스로에 대한 끝없는 검열을 마치고 다 분출해 내리라. 

이 감정들이 에너지가 되리란 믿음 덕에 지금을 살 수 있다.

나를 지켜낼 수 있을 때까지, 

너무 많은 걸 염두에 둘 수 없어서 아쉽지만, 달려나가 보리라.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무한한 자신감에서부터 어둠으로 어둠으로 꺼져만 가던 스물다섯에도 나는

작은 곳에서부터 퍼져가는 불빛을 떠올린다


어쩌고가 있었다

스스로에 대한 검열이 어느 틈엔가 다시 습관이 되었다

뭐가 그렇게 부끄럽고 민망해서 자꾸만 숨기고 있을까

더 자연스럽게 나아가도 되지 않을까


안산에서 마주한 풍경은 반갑고 낯설었다

5년 전에 글을 쓰겠다고 떠났던 동네, 거기서 찾던 위안과 기대

그때 혼자 걷던 거리를 지금은 함께 걷는 사람


머리가 파삭파삭하게 굳어가고 있지만 내가 꿈꿔왔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금 추스려 보려고 한다

여행은 돌아오기 위한 떠남이라, 긴 여행은 어딘가로 돌아오면서 끝을 맺겠지


다페르튜토와의 만남도 기대된다, 작업 과정에서 배울 게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단한 걸 해내기란 어차피 글렀으니

극장이란 공간에서 느낀 답답함을 떨쳐내고

아주 단순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즐겁고 의미있게 나누어보는 것이 목표

마을굿처럼 과반 풍물패가 과반의 가을을 맺는 행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농촌의 공동체와 도시의 공동체의 성격 차이를 고려치 못한 게 있었던 것 같다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이 모인 공원

나누고 싶은 대화, 혹은 묻고 싶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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