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를 마치고 누웠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생활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아라발의 희곡을 몇 편 읽다가 잃어가는 생각들을 되새겨 본다
예술은 대화이자 발언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나의 질문이 뜨거워야 한다는 것
예술은 생활이며 정치인데, 나의 삶은 평온하고 행복해서 흐려지는 것들이 있다
쉽게 뜨거워지고 식는 것들에 대한 환멸, 손에 든 폰으로 너무나 쉽게 매일 접하기에 잊혀지는 이웃들의 삶, 쟁투
주저앉으면 안 된다
지금의 나보다 어린 나이에 좋은 글을 남긴 작가들 탓에 질투나 위기를 느낄 건 없다
많이 쓰기 전에 많이 읽어야겠다
스쳐지나는 것들에 대한 애정을 더 키워야겠다
배부른 룸펜은 죄
그동안 고지처럼 느껴지던 서른이 가까워지니 삼십대의 삶도 길진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 밴 얼굴에도 책임을 져야하고,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마흔까지 뭘 할 수 있을까
스스로를 존경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던 고리끼 양반의 문구를 다시 옮기기엔 부끄러운 내 태도는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