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회를 갔다. 기독교 신자가 아닌 나로서는 교회에 갈 일이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데, 어젯밤을 함께 보낸 환희가 거창에 내려가기 전에 교회를 가야되는데 밥도 먹을겸 같이 가자 해서 모처럼 길을 나서 보았다. 해서 몇 년 전, 전성은 교육혁신위원장의 평창동 오피스텔에 아들된 도리(?)로서 얹혀살던 힘찬이가 역시나 아침 먹으러 가자고 새벽부터 나를 깨워서 데려갔던 용산의 청파교회(감리)를 가게 되었다
교회 건물 안 예배당으로 들어섰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교단 뒤쪽에 붙어있는 '평화 세상을 여는 녹색교회'라는 표어와 양 옆에 내걸린 한자로 쓰여진 '평화'와 '생명' 두 단어였다.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란 생각을 하고 자리에 앉아 있는데 한동안 잊고 있던 고교 시절의 예배들이 생각났다.
고등학교 때 모교에서는 일년에 네 번 특별기념예배를 열었다. 3월 1일, 4월 19일, 8월 15일, 11월 3일이었는데 모두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예배 때면 꼭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기는 짤막한 강연도 있었고, 예배의 마지막엔 만세삼창을 했다. 원래가 기독교인이 아닌 나에게는 평소의 예배 시간은 자는 시간, 종교의 자유가 약간은 침해된 시간(내가 지원해서 간 학교이기 때문에 정말 종교의 자유를 침해받았다긴 힘들다)으로 생각되었고, 사춘기(?) 시절의 반항기로 신앙을 강조하는 듯한 교회를 노려보는 마음 역시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종종 어떤 예배에서는 마음을 후벼파는 이야기가 있었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를 생각케 하는 문장들이 있었다.
종교개혁기념주일이라 하여 청파교회의 오늘 예배의 테마는 루터의 종교개혁이었다. 세상과 다를 것 없이 권력과 물질숭배로 타락한 교회를 새롭게 세워달라는 공동기도로 시작했던 오늘 예배에서 면죄부는 오늘날 한국에서 하나님에 대한 투자로 복을 기원하는 행태로 반복되고 있으며, 복의 소리(복음)가 아닌 기쁜 소식의 의미를 발견했던 루터가 지금에 다시 한 번 나타나야 한다는 주제의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공동체 소식이라는 순서에서는 인도자인 교회 담임 김기석 목사에 의해 헌금을 하며 전한 "XX하여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개개인의 소소한 메시지를 전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교회 규모로 보면 제법 신선했다. 마지막으로 '참 자유인답게 사십시오'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길이 아닌 곳에 서 있다면 속히 길을 되돌리십시오. 참된 빛을 따라 걸어가십시오'라는 말로 사람들을 보내었다.
예배당을 빠져나가면서 환희가 김기석 목사의 목소리만 들어도 편안해진다고 하길래 "너희 아버지(거창고의 목사이신 유보성 목사님)는 어떤데?" 했더니 "우리 아버지는 막 소리지르잖아"하면서 웃었다. 돌아보니 그랬다. 거짓되고 잘못된 것을 일삼는 세상에 대해 그 작은 체구로 소리를 질러대시던 유보성 목사님이 떠올랐다. 똑바로 살라고 호통치던 전성은 선생님의 고3 시절 성경 시간도 자던 와중에 몇 가지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교회는 나로부터 더욱 멀어져 박노자의 주식회사 교회의 각 지방 체인점 설립의 이미지 따위로 점점 교회에 대한 인식을 굳혀 가던 차였는데, 진정한 기독교인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는 것을 완전히 잊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교회 식당에서 역시 고등학교 친구이자 신학과에 있는 우영이를 1년 여만에 만났다. 신학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 쪽을 해보려고 한다는 말을 들으며 어쩐지 녹색과 평화의 교회에 내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더 하게 되었고,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내 불안한 현재에 약간의 안정을 주었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고 옳은 게 좋은 거란다. 나는 뭐가 되려고 별 잘나지도 않은 몸뚱아리를 굴리며 타협하며 살아가면서도 가야할 곳이 있지 않은가 하고 있다. 쓰던 희곡을 일단 잘 마무리해보고, 인생을 소모하지말고 만들어 나갈 길을 생각해 보아야겠다.
교회 건물 안 예배당으로 들어섰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교단 뒤쪽에 붙어있는 '평화 세상을 여는 녹색교회'라는 표어와 양 옆에 내걸린 한자로 쓰여진 '평화'와 '생명' 두 단어였다.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란 생각을 하고 자리에 앉아 있는데 한동안 잊고 있던 고교 시절의 예배들이 생각났다.
고등학교 때 모교에서는 일년에 네 번 특별기념예배를 열었다. 3월 1일, 4월 19일, 8월 15일, 11월 3일이었는데 모두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예배 때면 꼭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기는 짤막한 강연도 있었고, 예배의 마지막엔 만세삼창을 했다. 원래가 기독교인이 아닌 나에게는 평소의 예배 시간은 자는 시간, 종교의 자유가 약간은 침해된 시간(내가 지원해서 간 학교이기 때문에 정말 종교의 자유를 침해받았다긴 힘들다)으로 생각되었고, 사춘기(?) 시절의 반항기로 신앙을 강조하는 듯한 교회를 노려보는 마음 역시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종종 어떤 예배에서는 마음을 후벼파는 이야기가 있었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를 생각케 하는 문장들이 있었다.
종교개혁기념주일이라 하여 청파교회의 오늘 예배의 테마는 루터의 종교개혁이었다. 세상과 다를 것 없이 권력과 물질숭배로 타락한 교회를 새롭게 세워달라는 공동기도로 시작했던 오늘 예배에서 면죄부는 오늘날 한국에서 하나님에 대한 투자로 복을 기원하는 행태로 반복되고 있으며, 복의 소리(복음)가 아닌 기쁜 소식의 의미를 발견했던 루터가 지금에 다시 한 번 나타나야 한다는 주제의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공동체 소식이라는 순서에서는 인도자인 교회 담임 김기석 목사에 의해 헌금을 하며 전한 "XX하여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개개인의 소소한 메시지를 전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교회 규모로 보면 제법 신선했다. 마지막으로 '참 자유인답게 사십시오'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길이 아닌 곳에 서 있다면 속히 길을 되돌리십시오. 참된 빛을 따라 걸어가십시오'라는 말로 사람들을 보내었다.
예배당을 빠져나가면서 환희가 김기석 목사의 목소리만 들어도 편안해진다고 하길래 "너희 아버지(거창고의 목사이신 유보성 목사님)는 어떤데?" 했더니 "우리 아버지는 막 소리지르잖아"하면서 웃었다. 돌아보니 그랬다. 거짓되고 잘못된 것을 일삼는 세상에 대해 그 작은 체구로 소리를 질러대시던 유보성 목사님이 떠올랐다. 똑바로 살라고 호통치던 전성은 선생님의 고3 시절 성경 시간도 자던 와중에 몇 가지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교회는 나로부터 더욱 멀어져 박노자의 주식회사 교회의 각 지방 체인점 설립의 이미지 따위로 점점 교회에 대한 인식을 굳혀 가던 차였는데, 진정한 기독교인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는 것을 완전히 잊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교회 식당에서 역시 고등학교 친구이자 신학과에 있는 우영이를 1년 여만에 만났다. 신학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 쪽을 해보려고 한다는 말을 들으며 어쩐지 녹색과 평화의 교회에 내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더 하게 되었고,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내 불안한 현재에 약간의 안정을 주었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고 옳은 게 좋은 거란다. 나는 뭐가 되려고 별 잘나지도 않은 몸뚱아리를 굴리며 타협하며 살아가면서도 가야할 곳이 있지 않은가 하고 있다. 쓰던 희곡을 일단 잘 마무리해보고, 인생을 소모하지말고 만들어 나갈 길을 생각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