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떠오른지 며칠 되었다. 근무 직전에 바라본 새해에다 대고 올해에는 제발 나의 길을 똑바로 찾아가게 해달라고 하였다. 연말을 코앞에 둘 때까지 압박감이 강했는데, 그래도 1월인가보다. 새해의 기운이 가득하다
내일부터 다음 주까지 영화 작업이 쉼없이 진행된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그런 현장감이었는데, 지금 몸에 남아있는 감기 바이러스와 주말 한파가 걱정이긴 해도 역시 심장이 뛴다. 영화 작업을 하면서 희곡이나 소설 쪽의 영감을 또 얻기도 하는 재미있는 현상이다.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지 않는 원리인 듯하다. 지난 해에 포기했던 글들에 대한 새로운 영감들까지 떠올라 제법 재미가 있다
나는 크리스마스 때 새해맞이의 다짐을 하였는데 덕택에 나는 생기가 돌기도 하고 일종의 책임감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긍정적인 생각이 사람의 삶에 끼치는 영향이 참 크다
지난 한 해 동안 내가 빠져들어갔던 나락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일단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집에서 내가 하려는 일에 대해 생각만큼 깊은 회의를 품고 있는 건 아니란 걸 느꼈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잘 살아내는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도 저도 아닌 회의의 바닥에서 일어나자,라고 생각한다. 다만 내 한 몸 챙기기가 벅차다보니 두 동생을 잘 못 챙기는 것 같아 그것도 아쉽고 미안하다. 누군가는 늘 그랬잖아, 라고 말하긴 하겠지만
블로그엔 막 써 갈기는 맛이 있어야 한다고 솔범이가 하였지만, 이건 낙서도 아니고 글도 아닌 이상한 나부랭이다. 새해 첫 글을 의미 심장하게 써보려고 했으나 감기약 때문에 정신이 몽롱하다. 어서 자야지. 내일부터 시작되는 이 작업이, 올해의 본격적인 출발이 될 것이다. 어떻게 시작될 것인가. 어디 한 번 가보자 호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