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나가다

봄날 공연 중

by 가라 2012. 3. 20.
오디션 본지 한달. 극단에 들어온 것도 그 정도 시간이 되어간다
무대조감독으로 투입되어 셋업기간을 빡세게 보내고 주말 공연, 시파티를 마쳤다
명동예술극장은 국립극장 대극장만큼 큰 느낌은 없다. 그때 느꼈던 대배우들과의 만남, 대극장 시설에 대한 경탄 따위가 지금에 남아 있지는 않다
커튼콜이 제일 좋다고 흐뭇해하는 동기 형의 설렘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나중에 마주칠 좌절이 걱정되기도 한다
바쁘니까 좋다
내가 연극을 정말로 사랑하는지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
어느 곳에 있어도 나는 질문하고 나를 닦으려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역만큼 좋은 곳이 없다
알아주는 극단이고, 시스템적으로도 제법 안정되어 있는 단계이다
동기들끼리 돈독하고 참 좋은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연극판의 현실이라는 것에 씁쓸하기도, 인간 관계가 나아갈 방향이 걱정되기도 한다
극장에 있다는 것만으로 떨린다거나 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해도 꾸준히 걷다 보면
조급해하지 않고 멀리 보며 걸어나가다 보면
길이 된다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 

'지나가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바람  (0) 2012.04.28
봄날은 간다  (0) 2012.04.15
오디션  (0) 2012.02.20
역사란 뭣이당가 - GunWoo Kim 연구의 제문제  (0) 2012.02.15
  (0) 2012.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