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아이디를 만들고 홈페이지 이름을 정하고 하면서 지나간 기록과 기억들을 더듬어 본다. 지금의 나를 떠올린다면 블로그의 주소도 제목도 필명도 가당찮다. 그러나 내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을 것이란 생각에 주제넘고 건방지게 저런 문구를 사용해 본다. 누군가 뺨을 쳐도 할 말이 없겠지만 결국은 그러해야 하는 무언가가 있겠지란 마음으로.
특별한 선택의 순간이 오면 나는 거창고를 졸업한 학생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도 어김없이 직업 선택의 십계를 찾아보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끄러움은 가중된다. 그럼에도 선택의 순간에 떠올려 볼 게 있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자위라 생각해야 할까. 인성 교육의 장으로 종종 인용되는 모교는 사실 외부에 알려진 것만큼 완전한 학교는 아니었다. 학생의 자율에 대한 대립이 늘상 있어 왔으며 인성교육 못지 않게 대학진학율로 유명하기도 하였다. 관련 기사들을 볼 때 모교에 대한 알 수 없는 환타지에 대해 혀를 찰 때가 있다. 그럼에도 나를 어느 곳으론가 이끄는 기억인지 마음인지가 있다.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지난 해 이맘 때 나와 고등학교 친구들이 주축이 되어 영화를 만들 때 두 주인공에 대해 주연배우 박현지가 이런 말을 했다. "(다 부질없다고 느끼며 꼬치꼬치 따지고 들며 라이브 주점 가수로 살아가는)허세욱은 아무 것도 모르겠다는 식으로 아무렇게나 사는 것 같지만 뭔가 확실한 목표가 있는 것 같고, (젊은 나이에 번역으로 일약 지식인의 반열에 올라선, 집에서 책만 읽으며 폐쇄적으로 사는)염세진은 방대한 지식으로 모든 것을 분명하게 다 알고 맞대응 하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이에 관련하여 까뮈는 "노예가 주인에게 '아니다'라고 반항하는 경우에도 마음 속에는 '아니다'를 낳게 하는 '그렇다'라는 무엇이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음의 흔들림이 끝간 데 없이 커지는 요즘의 나에게 가장 감명깊게 다가오는, 신영복이 소개해준 글을 인용해본다. 끝으로 블로그의 세계로 초대한 성훈이의 마음 하나하나에 고마움을 전한다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그 바늘 끝을 떨고 있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그 지남철은 자기에게 지니워진 사명을 완수하려는 의사를 잊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며,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서 좋다
만일 그 바늘 끝이 불안스러워 보이는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
이미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그 지남철은 자기에게 지니워진 사명을 완수하려는 의사를 잊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며,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서 좋다
만일 그 바늘 끝이 불안스러워 보이는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
이미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