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비도 오는데 무슨 행산가 했더니, 내일이 5월 1일이다. 아마 올해는 우리 학교에서 메이 데이 전야제를 하나 보지. 6년 전 이날, 각자 다른 학교 소속으로 서울대에서 만났던 친구들과의 밤이 기억난다. 그날이 악칠반 소속으로 집회에 참가한 유일한 경우기도 했는데
밖에서는 어딘가 희망적인 음악들이 쏟아진다
이번 학기 소설론 시간에 배운 최인석의 숨은 길이 떠오른다. 엘리트 위장 취업자들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서 과거 희망을 노래하고 노동 해방을 외치던 때를 미망(迷妄;사리에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맴, 또는 그런 상태)으로 추억하고 책을 팔고 하는 그런 모습들. 학생들 대다수는 결국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지금의 혈기와 정의감을 부정하고 싶진 않지만, 일이 그렇게 되고 말 거라 생각하면 씁쓸함이 우선한다
간밤엔 동생과 싸웠다. 싸울 일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나는 참 조급하고, 답답해 하고 있는 것이다
공연히 큰 소리로 한밤 중에 화를 냈다. 이 정도로 화를 낸 일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데 왜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던 불면증이니 정신적 힘듦이니 따위를 설명할 재간도 없었고, 그냥 돌아누웠다, 미친다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단 생각에, 이 예민함을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풀어내야겠단 생각을 했다
동생에겐 사과하지도 나를 설명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 모르겠다, 이번 학기가 끝나봐야 알 것 같다
런쓰루가 있었고, 부족함이 있으면서 희망과 기대도 있다. 이들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 이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거란 생각도 하고 있지만, 그래서 더 후회없이 해내야 한다. 과제를 하려다 잠만 자고는 혼자 저녁을 먹었던 안암역 사거리의 죽집에서는 달달한 팝송이 흘러 나오고, 어둠이 내리는 차도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려, 멜랑콜리하던 비오는 밤의 헌병 근무가 떠오르기도 했다. 어디로 가고 있을까. 무슨 아쉬움이 남을까
20대 초반에 있었던 몇몇 일들, 술마시고 골목에서 노래부르던 일들 따위가 지나갔다. 그때의 자신감이라거나 낭만은 거의 죽었다. 우리에겐 지독한 현실만이 자리하고 있다. 뭔가 해야할 이야기는 있겠지. 시간은 지나버리고 말았지만. 끝내 이 이상 새로운 일들은 나타나지 않겠지만.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가도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겠지만. 무언가를 붙잡고 살아가야겠지. 붙잡을 무언가가 필요하겠지
밖에서는 어딘가 희망적인 음악들이 쏟아진다
이번 학기 소설론 시간에 배운 최인석의 숨은 길이 떠오른다. 엘리트 위장 취업자들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서 과거 희망을 노래하고 노동 해방을 외치던 때를 미망(迷妄;사리에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맴, 또는 그런 상태)으로 추억하고 책을 팔고 하는 그런 모습들. 학생들 대다수는 결국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지금의 혈기와 정의감을 부정하고 싶진 않지만, 일이 그렇게 되고 말 거라 생각하면 씁쓸함이 우선한다
간밤엔 동생과 싸웠다. 싸울 일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나는 참 조급하고, 답답해 하고 있는 것이다
공연히 큰 소리로 한밤 중에 화를 냈다. 이 정도로 화를 낸 일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데 왜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던 불면증이니 정신적 힘듦이니 따위를 설명할 재간도 없었고, 그냥 돌아누웠다, 미친다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단 생각에, 이 예민함을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풀어내야겠단 생각을 했다
동생에겐 사과하지도 나를 설명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 모르겠다, 이번 학기가 끝나봐야 알 것 같다
런쓰루가 있었고, 부족함이 있으면서 희망과 기대도 있다. 이들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 이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거란 생각도 하고 있지만, 그래서 더 후회없이 해내야 한다. 과제를 하려다 잠만 자고는 혼자 저녁을 먹었던 안암역 사거리의 죽집에서는 달달한 팝송이 흘러 나오고, 어둠이 내리는 차도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려, 멜랑콜리하던 비오는 밤의 헌병 근무가 떠오르기도 했다. 어디로 가고 있을까. 무슨 아쉬움이 남을까
20대 초반에 있었던 몇몇 일들, 술마시고 골목에서 노래부르던 일들 따위가 지나갔다. 그때의 자신감이라거나 낭만은 거의 죽었다. 우리에겐 지독한 현실만이 자리하고 있다. 뭔가 해야할 이야기는 있겠지. 시간은 지나버리고 말았지만. 끝내 이 이상 새로운 일들은 나타나지 않겠지만.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가도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겠지만. 무언가를 붙잡고 살아가야겠지. 붙잡을 무언가가 필요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