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도 대단찮은 SNS 공간이었지만, 적어도 내 홈피를 방문하고 다이어리든 게시판이든을 클릭하는 수고와 관심을 보이는 독자들을 위한 글을 쓰는 건 있었다. 나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가공된 나일지라도 발언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페이스북에 글 올리기가 왜 이렇게 꺼려지는지를 알 것 같다
나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는 사람에게까지 나를 털어내고 싶지 않아서, 늘어나는 일촌에 싸이월드가 뜸해졌던 것보다 좀 더 나아간 이유인 듯
글을 써 보겠다는 다짐과 무관하게 변변찮은 낙서만 약간 남은 7월이다
술을 줄이려고 했건만 일주일에 너댓 번을 마시는 괴력이라니, 몸이 남아나질 않겠다
아침에는 깨어나질 못해서 오늘은 곧 결혼하러 캐나다로 영영 간다는 정화와의 1시 모임 자리에도 못 나간 수준이었다
술 먹는 습관으로 밤에도 잠을 금세 이루지 못한다
아침에 일하는 직장도 아니고
어제는 마음이 심하게 허하여 성훈이를 불러냈더랬다
서른 즈음임을 실감한다
좋아하는 연극을 하고 살아서
나는 종종 뜨거워지지만
평탄한 일상과 뜨뜻미지근한 인간 관계는 여느 사회인과 마찬가지로 허한 느낌이 있다
색다른 사건을 봐도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고 세상이 나아질 거란 기대도 크지 않다
점점 둔감해질 것이 두렵다
그래서 꿈을 잃은 어른들이 연애를 한다고
그런 소리를 하는데
지금 준비 중은 연극은
돌아갈 수 없는 어떤 시절이 떠오르는 허허로운 중년의 감상이 주조를 이루고
읽고 있는 원작 소설가의 소설집에도 재기발랄하지만 끈덕지게 허무한 일상을 비추고 있어서 씁쓸함이 더하다
깊고 진실하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어떤 것일지
그런 게 있긴 한 걸지
모르겠지만 또 그 비스무리한 상상을 하는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