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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98

가을 저녁 10월이고 가을이다. 꽤 많은 이야기들이 머릿 속을 맴돌고 있었고, 쓰려면 쓸 것들도 얼마든지 있으나 피곤한 몸이 문제다. 잠깐만 쉬었다 하자고 시간을 보낸 후에, 글을 쓰려던 마음과 감정의 준비가 마련된 후엔, 다음 날 근무를 생각해 잠을 자지 않을 수 없다. 쉬는 날엔 갑갑해서 밖을 싸돌아다니게 되고 밤이 되면 역시 자야할 수 밖에 없다. 근 8개월째 반복되는 생활이다. 긴 밤을 사랑하던 나에게 규칙적인 생활은 어째 안 어울리는 것일 수도 있다. 어느 새 10월이다. 캄캄한 공기를 마시면 폐에 해롭다. 폐벽(肺壁)에 그을음이 앉는다. 밤새도록 나는 몸살을 앓는다. 밤은 참 많기도 하더라. 실어 내가기도 하고 실어 들여오기도 하다가 잊어 버리고 새벽이 된다. 폐에도 아침이 켜진다. 밤 사이에 무엇이 없.. 2009. 10. 1.
블로그 개설 새로 아이디를 만들고 홈페이지 이름을 정하고 하면서 지나간 기록과 기억들을 더듬어 본다. 지금의 나를 떠올린다면 블로그의 주소도 제목도 필명도 가당찮다. 그러나 내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을 것이란 생각에 주제넘고 건방지게 저런 문구를 사용해 본다. 누군가 뺨을 쳐도 할 말이 없겠지만 결국은 그러해야 하는 무언가가 있겠지란 마음으로. 특별한 선택의 순간이 오면 나는 거창고를 졸업한 학생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도 어김없이 직업 선택의 십계를 찾아보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끄러움은 가중된다. 그럼에도 선택의 순간에 떠올려 볼 게 있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자위라 생각해야 할까. 인성 교육의 장으로 종종 인용되는 모교는 사실 외부에 알려진 것만큼 완전한 학교는 아니었다. 학생의 자율에 대한 대립이 늘상 있.. 2009. 9.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