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20 억척가 눈길을 뚫고 고양까지 간 보람이 있었다소문은 들어왔지만 실제로 본 감동과는 비교할 수 없겠다동양 연희의 서사성에 착안하여 자신만의 서사극을 정립시킨 브레히트의 극이다시 그 서사라는 본령에서 출발하는 판소리를 통해 재해석되었다이성적이고 거리를 두는, 다소 교육적인 냄새까지 있는 브레히트식 서사극은 분명 아니었다 연희라는 전통이 자신만의 살 길을 모색하고, 백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이식된 뿌리가 가는 서양 연극의 전통이 어중간한 타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국문학과에서 목격한 고전문학의 고루한 연구 풍경 같거나, 국악과 연희가 원형 그대로의 보존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현대화를 모색하는 차원의 공연이 아니었다덧붙여 뿌리가 얕은 신극이 전통 연희에서 길을 찾아보겠다고 방황하는 .. 2012. 12. 30. 스물여덟에 쓰는 시 사막에서 바람이 불면 언덕이 사라지고이파리가 가시처럼 변해버린선인장들의 생존방식 소년이었던 사내는 가끔, 하늘을 보았다팔다리는 점차 날카로워졌다 어디서부터냐고 물을 수도 없었다입이 있었지만 침묵이 길었다 헤매던 걸음이오아시스가 아닌별을 향하던 것 아니냐고당신이 묻기 전까지 2012. 12. 29. 스무 살 여름에 모래밭에서 하얗게 아름다운 모래밭에서사람들은저마다의 별을 그리고저마다의 사랑을 쌓는다. 나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나만의 성을누구보다 크게, 멋지게,순수하게 쌓는다. 누구나 우러러볼 나의 성 너머로두꺼비 집을 짓는 소녀가 있다.그 순진한 눈빛과모래밭에 선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성을 위태롭게 한다. 결국엔 같은 것인데,바람이 불고 파도가 닥치면다시 한낱 모래알로 돌아갈 것인데,나는 무엇을 위하여,어떤 순수를 위하여,그러나- 그러나 모래밭이 허무하여도성을 짓는 것은 나의 손이다. 나는 성을 무너뜨리고다시작품을 구상한다. 근래의 힘이 들어간 글들을 보다 보면 예전에 썼던 선언들만 못하단 생각이 들 때가 있다그때는 유치뽕짝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설픈 건 지금도 보이는데그래도 지금의 나를 부끄럽게 하는 힘은 무얼까. 2012. 12. 29. 다시 짧은 휴식이 끝나고 다시 연습에 들어간다결핍이 글을 쓰게 만드는데 요즘 들어 결핍된 것이 없어서 그런지 글을 통 쓰지 않았다글을 쓰건 연출 준비를 하건시간이 꽤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데복잡한 일에 관여하게 된 것도 책임을 필요로 해서, 정신을 좀 차려야 할 것 같다행복에 취해 눈뜬 장님이 되면 큰일이니 개인 작업 시간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봐야겠다다시 좀 바빠져볼까나 2012. 11. 5. 이전 1 2 3 4 5 6 7 ···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