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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98

뜨거움 통화를 마치고 누웠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생활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아라발의 희곡을 몇 편 읽다가 잃어가는 생각들을 되새겨 본다예술은 대화이자 발언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나의 질문이 뜨거워야 한다는 것예술은 생활이며 정치인데, 나의 삶은 평온하고 행복해서 흐려지는 것들이 있다쉽게 뜨거워지고 식는 것들에 대한 환멸, 손에 든 폰으로 너무나 쉽게 매일 접하기에 잊혀지는 이웃들의 삶, 쟁투주저앉으면 안 된다지금의 나보다 어린 나이에 좋은 글을 남긴 작가들 탓에 질투나 위기를 느낄 건 없다많이 쓰기 전에 많이 읽어야겠다스쳐지나는 것들에 대한 애정을 더 키워야겠다배부른 룸펜은 죄 그동안 고지처럼 느껴지던 서른이 가까워지니 삼십대의 삶도 길진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삶이 밴 얼굴에도 책임을 져야하고, 유혹.. 2013. 1. 21.
송구영신 놀이 한해의 마지막을 감기와 만사가 귀찮음의 상태로 보내고 내일도 바쁘게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어물쩡 지나갈까 싶어 한 줄 글을 남긴다한치 앞이 보이지 않은 채로 졸업을 앞두게 되었지만 될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맞이했던 2012년글을 쓰고 무슨 꿍꿍이든 해보면 어떻게 기회가 오겠다고 생각했다막상 마임으로 뭘 해보자고 했던 현지와의 몇 차례 연습에선 별다른 가능성을 느끼지 못해 갑갑했고실로 오랜만에 떠난 일주일 남짓의 나홀로 여행에서 정리되는 마음들이 있었다뜬금없이 사극 드라마 쓰는 일에 관여하며 왕인에 대해 조사를 하며 일상을 보내던 중, 백수광부 오디션에 지원했고아주 우연찮게 연출부로 극단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운이 좋다고 하면 좋았던 것인데, 극단의 조연출이었던 명훈 선배가 쉬겠다고 자리를 비우면서 일찍부터.. 2012. 12. 30.
억척가 눈길을 뚫고 고양까지 간 보람이 있었다소문은 들어왔지만 실제로 본 감동과는 비교할 수 없겠다동양 연희의 서사성에 착안하여 자신만의 서사극을 정립시킨 브레히트의 극이다시 그 서사라는 본령에서 출발하는 판소리를 통해 재해석되었다이성적이고 거리를 두는, 다소 교육적인 냄새까지 있는 브레히트식 서사극은 분명 아니었다 연희라는 전통이 자신만의 살 길을 모색하고, 백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이식된 뿌리가 가는 서양 연극의 전통이 어중간한 타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국문학과에서 목격한 고전문학의 고루한 연구 풍경 같거나, 국악과 연희가 원형 그대로의 보존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현대화를 모색하는 차원의 공연이 아니었다덧붙여 뿌리가 얕은 신극이 전통 연희에서 길을 찾아보겠다고 방황하는 .. 2012. 12. 30.
다시 짧은 휴식이 끝나고 다시 연습에 들어간다결핍이 글을 쓰게 만드는데 요즘 들어 결핍된 것이 없어서 그런지 글을 통 쓰지 않았다글을 쓰건 연출 준비를 하건시간이 꽤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데복잡한 일에 관여하게 된 것도 책임을 필요로 해서, 정신을 좀 차려야 할 것 같다행복에 취해 눈뜬 장님이 되면 큰일이니 개인 작업 시간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봐야겠다다시 좀 바빠져볼까나 2012. 11. 5.